
2025년 삼복(三伏) 중 첫 번째 복날인 초복이 오는 7월 20일(일) 찾아온다. 중복은 7월 30일(수), 말복은 8월 9일(토)로, 이 삼복 기간은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삼복더위'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복날 보양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 삼복의 의미와 유래
삼복은 초복, 중복, 말복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복(伏)'이라는 글자는 '엎드린다' 또는 '숨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더위에 지쳐 움직이기 힘든 사람들이 마치 엎드려 있는 것 같다는 의미로, 자연의 순환 속에서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초복은 하지 후 세 번째 경일(庚日), 중복은 하지 후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에 해당한다.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인 경우를 월복(越伏)이라 부르기도 한다. 삼복의 유래는 중국 진나라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사마천의 '사기(史記)'에도 삼복에 제사를 지내고 고기를 나누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농경 사회에서 여름철은 농사일이 가장 바쁜 시기였기에, 우리 조상들은 더위에 지친 백성들을 위로하고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보양식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지혜로운 풍습을 이어왔다.
해충이 많이 발생하던 시기여서 해충을 물리치기 위한 주술 행위와도 관련이 있었다. 옛 선조들은 삼복더위를 피하기 위해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이나 산을 찾아 놀았으며, 궁중에서는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과(氷菓)를 주거나 장빙고에서 얼음을 나누어주기도 했다.
◆ 복날 대표 보양식 추천
민간에서는 더위를 막고 몸을 보신하기 위해 다양한 보양식을 즐겨 먹었다. 대표적인 복날 음식들을 소개한다.
삼계탕 (계삼탕) 복날 대표 음식으로 손꼽히는 삼계탕은 뜨거운 국물을 통해 '이열치열(以熱治熱)'하여 더위를 이겨내는 지혜가 담겨 있다.
닭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면역력과 기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에서도 허약한 것을 보충해준다고 소개된다. 함께 들어가는 인삼은 간 기능 회복과 면역력 증진,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며, 마늘은 대표적인 항산화 식품으로 강장 작용과 피로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장어 뜨거운 국물 음식보다 다른 것을 선호한다면 '보양식의 황제'라 불리는 장어가 좋은 선택이다. 장어는 필수 아미노산,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등이 풍부하며 아연, 셀레늄 등 면역력 강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기력 회복, 노화 예방, 피부 미용에 효과적이며, 구이, 찜, 조림, 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하여 취향껏 즐길 수 있다.
콩국수 시원한 음식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콩국수가 초복 보양식으로 추천된다.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릴 만큼 식물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 철분, 마그네슘 등 영양소가 풍부하여 기력 보충과 피로 개선에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미꾸라지 추어탕, 전복, 육개장, 흑염소 등 다양한 보양식들이 복날 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삼복은 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마을 공동체가 함께 모여 더위를 이겨내고 서로 돕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