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함은정, 익숙함 자르고 단발로 돌아오다


배우 함은정이 아이돌 시절의 단발머리로 변신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과 관련, KBS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에서 맡은 주인공 ‘강재인’에 몰입하기 위한 배우로서의 결단이자 치열한 고민이었음을 밝혔다. 사진=마스크 스튜디오
배우 함은정이 아이돌 시절의 단발머리로 변신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과 관련, KBS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에서 맡은 주인공 ‘강재인’에 몰입하기 위한 배우로서의 결단이자 치열한 고민이었음을 밝혔다. 사진=마스크 스튜디오




[시사경제신문=서아론 기자] 배우 함은정이 최근 단발머리로 파격 변신하며 다시금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긴 생머리로 오랜 시간 익숙해진 그녀가 갑작스레 선택한 짧은 단발은 단순한 외적 스타일 변화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현재 출연 중인 KBS2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에서 맡은 주인공 ‘강재인’이라는 인물에 온전히 몰입하기 위한, 배우로서의 결단이자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었다.



‘단발 변신’ 연기 그 이상의 각오 다짐

팬들은 오랜만에 보는 단발 스타일에 “티아라 시절이 떠오른다”, “아이돌 은정이 다시 돌아온 것 같다”며 반가운 반응을 보였지만, 정작 함은정은 “드라마에서 ‘타아라 은정’처럼 보이면 절대 안 된다”며 스스로를 경계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화려한 과거의 이미지를 의식적으로 걷어내고, 한 인간의 분열과 회복, 복수와 성장이라는 감정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내야 하는 강재인의 인물 구조에 깊이 천착한 것이다.




KBS2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에서 ‘강재인’ 역으로 열연 중인 함은정. 사진=마스크 스튜디오
KBS2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에서 ‘강재인’ 역으로 열연 중인 함은정. 사진=마스크 스튜디오




소속사 관계자는 “배우가 작품에 진심으로 몰입하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심리 변화를 표현하고자 고심 끝에 단발머리로의 변신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발머리는 극 중 강재인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전환점의 상징이기도 하다”며 외적 변화가 내면의 흐름과 맞물린 설계된 전략이었음을 강조했다.



함은정이 연기하는 강재인은 극 초반, 남편과 주변 인물들의 배신 속에 모든 것을 잃고 무너지는 인물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를 다시 세우고, 끝내 복수를 결심하는 방향으로 서사가 뻗어나간다. 함은정은 이처럼 갈등과 통찰, 고통과 결심이 반복되는 복잡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한 감정선으로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 촬영 현장의 변화도 유튜브를 통해 공유됐다. 지난 6월 13일, 그녀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단발 여왕의 귀환: 여왕의 집 촬영 현장부터 단발 변신까지 본업 DAY VLOG’ 영상에서는 긴 머리를 자르고 점점 짧아지는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티아라 은정이 되어 가는데? 안되는데?”라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두려움과 책임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재인이 되어야 한다”는 그녀의 다짐은, 단순한 연기 이상의 각오였다.




팬들은 오랜만에 단발 스타일로 팬들 앞에 서게 된 배우 함은정의 모습에 반가운 반응이다. 사진=함은정 인스타그램
팬들은 오랜만에 단발 스타일로 팬들 앞에 서게 된 배우 함은정의 모습에 반가운 반응이다. 사진=함은정 인스타그램




일본 공연, 연기 인생 ‘전환의 이정표’

이처럼 함은정은 자신을 둘러싼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그녀는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 예능 그리고 연극 무대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특히 연극 분야에서의 도전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진지한 탐색이자 배우로서의 ‘본질 회복’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지난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도쿄 긴자 하쿠힌칸 극장에서 열린 연극 ‘분장실 – 지나간 것은 또 그리워지나니’의 일본 공연은 그러한 맥락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일본 언더그라운드 연극 운동의 선구자인 시미즈 쿠니오의 대표작을 한국 배우들이 재해석해 선보인 이번 무대는, 언어와 문화를 넘어선 ‘감정의 보편성’을 실험하는 도전이었다.



‘분장실’은 무대에 오르기 직전의 배우들이 마주하는 내면의 갈등과 욕망을 다룬 작품으로, 함은정은 시즌2부터 본 작품에 합류해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이번 일본 공연은 한국적 정서를 담은 각색 버전으로 일본어 자막과 함께 현지 관객과 만났다. 이는 단순한 해외 진출이 아닌, 배우로서 감정의 언어를 어붅떻게 보편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예술적 실험이기도 했다.




도쿄 긴자 하쿠힌칸 극장에서 열린 연극 ‘분장실 – 지나간 것은 또 그리워지나니’의 현장. 사진=마스크 스튜디오
도쿄 긴자 하쿠힌칸 극장에서 열린 연극 ‘분장실 – 지나간 것은 또 그리워지나니’의 현장. 사진=마스크 스튜디오




문화계 일각에서는 이번 일본 공연은 함은정의 연기 인생에서 ‘전환점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라는 서로 다른 정서 속에서도, 배우로서의 감정선과 몰입이 관객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대는 동시에 그녀가 얼마나 ‘연기’ 그 자체에 진심인지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중은 늘 익숙한 것에 반응하지만, 배우는 늘 낯선 것을 연기해야 한다. 익숙함을 과감히 내려놓고, 낯선 감정 속으로 뛰어든 함은정의 이번 선택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왕의 집’에서의 단발, 그리고 ‘분장실’에서의 무대는 단지 ‘활동’의 이력이 아니라, ‘배우’라는 본질에 다가서려는 그녀의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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