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특혜 드리는 행정'이 카카오 데이터센터 남양주 유치했다...전력·민원 리스크 제거해줘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카카오, AI기반 디지털 허브 건립' 투자협약식. 사진제공=경기도청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카카오, AI기반 디지털 허브 건립' 투자협약식. 사진제공=경기도청

(수원=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틀전 도청에서 진행된 'AI 기반 디지털 허브 건립 투자협약' 행사에서 "(道)국제협력국 투자 담당하는 쪽에서 카카오쪽과 많은 연락을 하면서 고생을 했다"고 치하했다.

도지사가 투자 협약서에 서명하는 행사에서 실무 공무원들을 지목해서 공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투자 유치 과정이 철저한 보안 속에 숨가쁘게 진행됐다는 뜻이다. 협약식 이틀 뒤인 15일 도 관계자가 전한 투자 유치 뒷얘기를 따라가 봤다.

김 지사가 북부대개조 구상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해 9월 2일 박근균 도 국제협력국장, 김순본 투자개발팀장, 김형진 주무관이 판교에 있는 카카오 본사를 찾아갔다.

도 관계자는 "약 3년 전 발생한 판교 삼평동 화재 사고로 어려움을 겪었던 카카오톡·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T·다음 등 주력회사들은 데이터센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사 건물을 확보하기로 하고 터를 물색하고 있다는 업계 동향을 파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 등은 안면이 있던 카카오 임원과 데이터센터 터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카카오측이 내심 판교 반경 50km 이내, 원활한 전력 공급 등이 가능한 곳을 찾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팀장은 경기북부대개조 사업을 소개하면서 "카카오같은 앵커 기업이 경기북부에 와준다면 경기북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남양주 왕숙지구 카드를 내밀었다.

왕숙지구는 김 지사가 드라이브 걸고 있는 경기북부에 있고, 판교 반경 50km이내이며, 변전소 건립 계획이 있고, 지구 안에 AI, 데이터센터가 입주할 수 있는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된다는 네가지 '왕숙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첫 만남에서 카카오측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도는 나흘 뒤인 남양주시 부시장에게 면담 내용을 설명하고, 다시 사흘 후인 9일 카카오 관계자를 현장으로 초청해 터를 보여줬다.

카카오측은 '전력 확보와 내년 10월 착공 가능'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고, 도와 시는 산업자원통상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이 관계자는 "모든 과정은 그때그때 김 지사에게 보고되었고, 지난 2월 5일 도와 시간 투자 전략합동회의에서 카카오 유치를 위한 지원 계획을 확정했고, 카카오측도 4월에 투자안을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측의 투자안은 남양주 왕숙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약 3만4천㎡에 총 사업비 6천억원(땅 값 포함)을 투자해 내년 착공, 2029년 준공을 목표로 AI기반 디지털 허브를 짓는 계획이다.

협약식에서 김 지사 "앞으로 산업단지 개발계획부터 도 승인, (왕숙)도시첨단 산업단지 도 승인 등등 많은 것들이 남아 있는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시행절차나 협의절차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고, 주광덕 남양주시장 "큰 특혜를 드리는 놀라운 행정으로 화답하겠다"고 거들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주 시장의 말 그대로 '큰 특혜를 드리는 행정'을 성공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카카오측은 최소의 투자(6천억원)로 서울(판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최적의 장소에 대규모 전력 공급이 보장된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수의계약으로 사들여서 180여명이 근무하는 지식산업센터를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일부는 상업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분양도 가능하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협약식에서 "국민 한 사람당 하루 평균 200여 건의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다"면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카카오에게는 더 데이터센터의 의미가 크다"고 했다.

전력 공급 불확실성, 전자파 민원과 같은 데이터센터 건립 '최대 리스크'를 모두 제거해 놓고 '카카오 빌딩'을 지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이번 투자는 이미 성공이라고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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