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구해줘! 홈즈’가 데뷔 30주년을 맞은 김숙의 방송 인생을 따라가는 특별편으로 시청자의 추억과 공감을 자극했다. 14일 방송분은 김숙의 실거주 동선을 따라 “등본에 찍힌 집” 위주로 직접 임장에 나서는 콘셉트로 꾸며졌으며, 절친 장혜진, 주우재가 동행했다.
첫 목적지는 김숙이 서울에 올라와 처음 보금자리를 얻었던 영등포구 당산동. 30년 전 첫 집은 신축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세 사람은 인근 유사 구조의 반지하 매물을 임장했다.
세대별 세탁기가 줄지어 놓인 입구, 리모델링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내부가 반지하의 현실과 변화를 동시에 보여줬다. 이어 1999년 ‘암흑기’를 보냈던 당산 전셋집 자리에선 용도 변경된 사무실 3층을 살펴보며 게임·니코틴 중독에 대한 자조 섞인 회상이 웃음을 자아냈다.
세 번째 장소는 90년대 유행의 심장부였던 이대역 앞. 김숙은 방송을 잠시 접고 옷가게를 운영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전공만 믿고 시작했지만 낯가림이 심해 손님과 대화가 어려웠다. 두 달 만에 접었다”고 털어놨다.
공실이 늘어난 상권을 안타까워하며 남은 상인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나누는 한편, 오래된 옷가게에서 장혜진에게 즉석 선물을 건네 훈훈함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영등포구 신길동에서는 “부산으로 내려가려던 순간, 선배 박수림 댁에 얹혀 살았다. 용돈·생활비까지 보태주신 인생의 은인”이라며 초창기 고비를 지탱해 준 인연을 고백했다.
이어 임장한 옥탑방은 동남아 리조트풍 마당과 63빌딩까지 트인 시야, 유럽 감성의 소품과 조화로운 가구로 반전을 선사했다. 김숙은 “옥탑방에 대한 인식을 바꿔줄 공간”이라며 감탄했다.
방송 말미, 김숙과 장혜진은 각 지점마다 ‘인생 그래프’를 그려 최저점과 최고점을 공유했다. 당산의 반지하에서, 이대의 짧은 창업기, 신길의 ‘은인’ 기억까지. 30년 굴곡을 담은 생활 임장이 김숙의 오늘을 비춘 셈이다. ‘구해줘! 홈즈’는 매주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