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안녕 간토', 100년의 비극을 넘어 화해의 '안녕'을 묻다

▼포스터 제공=구럼비 유랑단
▼포스터 제공=구럼비 유랑단

(서울=국제뉴스) 이진화 기자 = 100년 전 관동대지진의 역사적 비극을 현대 가족사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연극 '안녕 간토'가 오는 8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홍대입구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청년문화공간JU 다리소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그동안 작곡가로 활동해온 박수환의 첫 창작극인 이번 작품은 과거의 상처를 마음 속 깊이 수장한 채 살아온 한 가족이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며 화해를 찾아가는 과정을 밀도 높게 그려냈다.

서귀포시 대정읍 인성리 출생으로, 가난의 올가미를 벗고자 일본으로 건너간 조묘송씨 일가 5명은 1923년 9월 3일 몰살당했다. 부인 문무연의 태중의 아이까지 하면 6명이다. 이 기록을 모티브로 연극은 탄생하였고, 이 사건을 전하기 위해 문무연의 죽은 아들을 살려 이 연극은 진행된다.

‘관동대지진’ 천재지변으로 사망한 사람은 15만 명에 이르고, 이 혼란을 무마시키고자 조선인의 폭동으로 몰아가, 일본은 ‘불령선인 학살’ 계엄령을 선포하고 그에 의해 죽은 조선인은 기록된 사람이 6,661명이니, 밝혀지지 않은 죽음은 얼마나 될지 모른다.

이 학살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그 다음 세대의 삶을 통해 과거의 진실이 드러나고, 오늘날의 과제, 사과와 용서와 화해에 대해 이 연극은 질문을 던진다.

▼사진자료제공=구럼비 유랑단
▼사진자료제공=구럼비 유랑단

연극은 2025년 도쿄의 한 평범한 가정집을 배경으로, 술에 의존하는 아버지 신이치와 현실에 지쳐버린 딸 리카는 반복되는 갈등을 겪는다. 그러던 중 아들 료스케가 재일한인역사자료관에서 일하는 여자친구 아키코와 함께 귀향하고, 이들의 결혼 소식은 가족 내에 덮어두었던 100년 전의 비극적인 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과거의 역사적 상처와 현재 세대의 개인적 갈등이 교차하는 좌충우돌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특히 이 작품은 관동대지진 직후 조선인 학살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직면하는 동시에, 개인의 정체성과 가족 간의 소통 부재를 희비극의 교차로 센스엤게 다루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연출을 맡은 방은미는 "‘안녕’이라는 말에 담긴 헤어짐과 만남의 중의적 의미처럼, 이 작품이 과거의 아픔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를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출연진은 연극과 영화계에서 연기력을 인정받는 중견 배우들이 1인2역으로 출연하여 연극 연기와 배우예술의 감동을 선사했다.

포스터 제공 =구럼비 유랑단

무대를 가득 채우는 화려한 미장센이 아닌, 배우들의 숨결과 진실한 목소리만으로, 곁가지 장치들을 걷어내고, 오직 연극의 깊이로 승부하는 '안녕 간토'는 연극이 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감동을 선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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