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삼복(三伏)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이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삼복은 초복, 중복, 말복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복(伏)'이라는 글자는 '엎드린다' 또는 '숨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더위에 지쳐 움직이기 힘든 사람들이 마치 엎드려 있는 것 같다는 의미로, 자연의 순환 속에서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초복은 하지 후 세 번째 경일(庚日), 중복은 하지 후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에 해당한다.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인 경우를 월복(越伏)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는 7월 20일(일)로 예정된 초복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복은 7월 30일(수), 말복은 8월 9일(토)로 지정되어, 이 기간은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삼복더위'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복의 유래는 중국 진나라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사마천의 '사기(史記)'에도 삼복에 제사를 지내고 고기를 나누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농경 사회에서 여름철은 농사일이 가장 바쁜 시기였기에, 더위에 지친 백성들을 위로하고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보양식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풍습이 생겨났다. 또한 해충이 많이 발생하던 시기여서 해충을 물리치기 위한 주술 행위와도 관련이 있었다.
옛 선조들은 삼복더위를 피하기 위해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이나 산을 찾아 놀았으며, 궁중에서는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과(氷菓)를 주거나 장빙고에서 얼음을 나누어주기도 했다.
민간에서는 더위를 막고 몸을 보신하기 위해 삼계탕(계삼탕)이나 보신탕(구탕)을 즐겨 먹었다. 특히 삼계탕은 닭고기와 여러 한약재를 넣고 푹 고아 만든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시기에는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속신 때문에 목욕을 삼가는 풍습도 있었다.
만약 초복에 목욕을 했다면 중복과 말복에도 목욕을 해야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다. 또한 복날을 흉일로 여겨 씨앗 뿌리기, 여행, 혼인, 병의 치료 등을 삼가기도 했다. 아이들이나 여자들은 참외나 수박을 먹었고, 어른들은 산간계곡에서 발을 씻으며 더위를 피하거나 해안지방에서는 모래찜질로 더위를 이겨내기도 했다.
최근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 올해 6월부터 각종 기록을 경신하는 등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삼복을 맞아 보양식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삼복은 더위에 지친 몸을 보양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마을 공동체가 함께 모여 더위를 이겨내고 서로 돕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