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는 이제 단순한 ‘배터리 박스’가 아니다" 델타엑스는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인공지능이라는 ‘두뇌’를 더해, 저장 그 이상을 구현하고 있다. AI가 배터리의 상태를 판단하고, 실시간 열화를 감지하며, 전력 수요를 예측해 충방전 전략을 스스로 결정하는 ‘스마트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가 등장했다. 인공지능 기반 컴퓨터 비전(Vision AI) 기술을 에너지 산업과 결합한 델타엑스는 2025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에서 ‘IEVE Innovation Award 기술혁신상’ 수상 기업으로 선정되며 단숨에 주목받는 기술기업 반열에 올랐다. ‘기술이 산업을 이해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산업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AI 솔루션을 개발해온 김수훈 대표이사를 만나 창업 배경부터 미래 전략까지 그 기술의 본질을 짚었다.

◆“기술은 ‘Δ(델타)’를 만들어야 합니다”
“델타엑스라는 사명 자체에 기술 철학을 담았습니다. Δ는 변화, X는 미지의 변수이자 혁신을 상징하죠.”
김수훈 대표이사는 ‘기술로 변화를 설계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델타엑스를 창업했다.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팩토리에서 축적한 Vision AI 기술을 기반으로, 완전히 이질적인 영역인 에너지 산업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델타엑스의 핵심은 ‘단일 카메라 기반 3D 인식 기술’과 ‘경량화 추론 구조’, 그리고 행동 예측 알고리즘을 산업 현장에 최적화한 AI다.
이 기술을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인버터, 냉각장치 등 다양한 ESS 구성 요소와 통합해, 저장장치가 스스로 상태를 판단하고 운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를 완성했다.
김 대표는 “ESS는 더 이상 수동적인 장치가 아니라, AI에 의해 지능화된 유기체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술력보다 ‘구조 설계력’… 평가단이 주목한 진짜 경쟁력
“기술이 아니라 구조가 완성도를 결정합니다.”
이번 기술혁신상 수상의 의미를 묻자 김 대표는 ‘독창성’보다도 ‘산업화 가능한 구조 설계력’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Vision AI와 ESS라는 서로 다른 기술을 융합해 단순히 기능을 구현하는 수준을 넘어서,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작동하도록 만든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델타엑스는 단일 제품보다 기술이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모든 요소를 모듈화하고, 다양한 산업 도메인에 연동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김 대표는 “AI 기반 운영지능은 전기차 충전소, 마이크로그리드, 이동형 ESS 등 모든 에너지 응용 분야에서 작동할 수 있는 범용성 있는 두뇌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 Vision AI 기반 스마트 ESS, “배터리가 생각하고 결정한다”
델타엑스의 대표 기술은 단연 AI 기반 스마트 ESS 플랫폼이다. 이 시스템은 전력의 충방전만 하는 전통적인 ESS를 넘어, 배터리의 상태·열화·위험 신호를 Vision AI가 감지하고, AI가 이를 해석해 최적의 운용 전략을 실시간으로 도출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특히 델타엑스는 BMS, 인버터, 냉각장치 등 이기종 장비가 연결된 환경에서도 통합 운용이 가능하도록 ‘유연한 통신 프로토콜’과 ‘동적 학습 기반 제어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했다. 여기에 Vision AI로 셀 단위의 열 분포를 감지하고, 이상 상태를 조기 탐지하는 기술은 ESS 화재 방지와 수명 연장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는 배터리를 언제, 어떻게 작동시켜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는 구조 자체를 설계했습니다. ESS가 똑똑해졌다고 표현하는 이유입니다.”
◆ 글로벌 인증 임박… 자율주행 영상 인식 기술도 양산 코앞
델타엑스의 원천기술인 Vision AI는 자율주행 차량의 인캐빈(in-cabin) 모니터링에도 적용되고 있다.
3D Reconstruction 기술로 공간 인식, 다중 객체 추적 기반의 행동 인식, 그리고 초경량화 구조로 엣지 환경에서 고속 연산을 구현한다. 졸음운전, 스마트폰 사용, 탑승자의 비정상 행동을 감지하는 이 기술은 EURO NCAP, NHTSA 등의 글로벌 안전규제 대응 기술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사람의 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디지털 감각기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강조한다.
◆ Vision AI의 확장성: 스마트팩토리, 드론, 물류현장까지
델타엑스의 기술은 이미 자율주행을 넘어 스마트팩토리, 드론, 물류 및 유통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작업자의 자세나 행동을 비접촉으로 모니터링하고, 위험 동작 발생 시 실시간으로 제어신호를 보낸다. 드론이나 자율주행 로봇에서는 GPS 미비 지역에서도 객체 회피 및 경로 탐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AI 기술은 단지 연구소에 머물러선 안 됩니다.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며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진짜 기술입니다.”
◆ 글로벌 확장과 미래 전략… AI와 BESS의 융합이 열쇠
델타엑스는 현재 북미와 인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 중이다. 북미는 마이크로그리드와 자율주행 수요가 풍부한 시장이고, 인도는 실증과 양산 테스트에 적합한 플랫폼이다.
김수훈 대표이사는 “자율주행과 에너지 저장은 별개의 산업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빌리티와 BESS를 통합한 하나의 에너지 플랫폼을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이동형 ESS, 분산형 전력 시스템 등에서 AI가 수요를 예측하고 배터리를 최적화하는 구조는 곧 산업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술이 산업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건 혁신이 아닙니다.”
김수훈 대표이사의 말은 델타엑스의 기술 철학을 명확히 보여준다. Vision AI와 ESS,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이질적인 기술과 산업을 통합해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내는 델타엑스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보는 AI’를 넘어서 ‘판단하는 AI’로. 델타엑스는 이제 기술이 산업의 두뇌가 되는 시대를 여는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 AI 기반 스마트 ESS란?◆
델타엑스가 개발한 스마트 ESS는 단순 저장장치가 아닌 ‘운영 지능(Intelligent Operations)’을 탑재한 시스템이다.
Vision AI로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 감지하고, AI가 충방전 전략을 결정한다.
모듈화된 설계, 유연한 통신 프로토콜, 이기종 장비 통합 운용이 가능하며, 실제 산업 환경에서 작동 가능한 구조로 설계돼 기존 ESS와의 차별화를 이룬다.
[김수훈 대표이사 프로필]
김수훈 대표이사는 첨단 AI 기술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이끄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를 졸업한 그는 POSTECH 최고경영자과정과 중국 칭화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며, 기술과 경영을 겸비한 융합형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췄다.
2020년부터는 ㈜델타엑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인공지능 기반 컴퓨터 비전 기술을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접목시키는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의 커리어는 한류AI센터에서 코스닥 상장사 CTO 겸 사장으로 인공지능 개발을 총괄한 2019~2020년을 비롯해, 2004년부터 2018년까지 ㈜TS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경험으로 이어진다. 또한 삼성전자 재직 시절에도 기술 개발과 사업화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성과는 다양한 수상 이력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중소기업청장상(강원), 노동부지청장상(강원), 교육부 장관상, 강원경제인 대상,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 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 산업계의 기술 혁신과 성장에 크게 기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