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싸이 공연 못하는 제주국제컨벤션터, 이름값 하려면

제주가 진정한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이름값을 하는 문화시설부터 제대로 갖춰야 할 때다.[사진=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가 진정한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이름값을 하는 문화시설부터 제대로 갖춰야 할 때다.[사진=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세계적 관광도시 제주'와 '국제컨벤션센터'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숨겨진 현실은 생각보다 초라하다. 22년 전 도민들의 염원을 담아 건립된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오늘날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가 왔다.

최대 4,3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탐라홀이지만, 정작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대중음악 공연은 열 수 없는 상황이다. 관객들이 함께 뛰거나 율동을 하면 구조적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같은 공연조차 개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다. 2014년 감사위의 '점핑 공연 금지' 권고와 2016년 조명 설비 낙하 사고는 이미 구조적 취약성을 경고한 바 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도 대규모 인원의 점핑 행위 시 내력비가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제주도와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 노력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18일 고태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이 지적했듯이, 1년 전부터 안전 보강을 위한 예산 확보를 요구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다른 지역의 사례를 보면 아쉬움이 더욱 커진다. 울산, 창원, 대전과 같은 도시들은 이미 공개방송과 대중 콘서트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있다. 한 명의 스타 가수만으로도 1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주는 매번 '안전 문제'라는 이유로 놓치고 있는 셈이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도민의 세금으로 건립되고 운영되는 공공시설이다. 그렇다면 도민과 관광객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적자 운영을 이유로 시설 개선을 미루는 것은 본질을 놓친 접근이다.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대규모 구조 보강을 통한 안전성 확보,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시설로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공연 라인업 구성이 시급하다.

'국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시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화려한 간판만으로는 더 이상 지역의 위상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제주가 진정한 세계적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이름값을 하는 문화시설부터 제대로 갖춰야 할 때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startto24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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