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플라스틱 생산 감축’ 합의 불발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 7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본부 입구에 석유화학 업계를 상징하는 검은 기름 자국을 남기고, 유엔본부 출입문 난간에 올라 ‘거대 석유화학 업계가 협상장을 오염시키고 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거래 대상이 아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지난 7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본부 입구에 석유화학 업계를 상징하는 검은 기름 자국을 남기고, 유엔본부 출입문 난간에 올라 ‘거대 석유화학 업계가 협상장을 오염시키고 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거래 대상이 아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환경일보] 지난 5일부터 15일(현지시간)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속개회의(INC5.2)가 협약 성안에 이르지 못하고 종료됐다. 지난 해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INC5.1 회의 이후 8개월 만에 재개된 제네바 회의에서 생산감축이 포함된 협약이 만들어질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하지만 회의는 시작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부산 회의(INC5) 이후 의장이 제안한 문서로 시작했던 협상은 지지부진 했다.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국가들과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닌 큰 성과가 없었던 이전 회의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참관이 불가능한 비공개 협상 요구가 많아, 유엔 협약이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그 정점은 제네바 현지 시간으로 13일 공개된 의장 문서(Chair's Draft)였다.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하는 내용과 화학물질 규제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지 않은 문서가 공개되자 콜롬비아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파나마는 “협상의 레드라인이 짓밟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영국은 “최저 수준의 합의(lowe st common denominator)”라고 표현했다. 결국 14일에 마무리되기로 한 회의는 15일까지 이어졌다.



제네바 회의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13일 의장 문서는 다수의 정부 대표단뿐 아니라 시민사회에도 큰 충격이었다”며 “의장 문서 발표 후 시민사회는 회의장에 입장에는 각국 정부 대표단에 ‘우리 모두의 미래를 지켜달라’고 외치기도 했다”며 당시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설명했다.



그레이엄 포브스(Graham Forbes) 그린피스 글로벌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는 “제네바에서 협약 성안에 이르지 못한 것은 전 세계에 보내는 경종이어야 한다”며 “대부분의 국가가 강력한 협약을 원하지만 소수의 방해국들이 ‘절차’를 악용해 강력한 협약 성안을 방해하고 있다. 같은 일을 반복하며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망설일 때는 지났다.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려면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업계의 이익과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며 “이들 산업계는 순간의 이익을 위해 전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으려고 한다. 우리는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포함된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이 필요하다. 세계 지도자들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INC5 개최국이었던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시민사회 단체의 비판을 산 바 있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폐회 직전 INC 개최국으로서, 최선을 다해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나라 캠페이너는 “정부 대표단의 약속처럼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본래의 의미를 살려 강력하고 야심찬 협약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며 “특히 이번 정부가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플라스틱의 과도한 생산을 줄이는 조항과 플라스틱이 환경과 인간에 미치는 유해성 문제를 담고 있는 조항을 지지해 국제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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