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방송될 예정이었던 KBS2 '스모킹 건'이 결방된다.
KBS2 편성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45분 방송될 예정이었던 '스모킹 건'은 방송을 쉬어간다.
이를 대신해 '스모킹건 스페셜'이 대체 편성됐다.
지난주 방송에서는 2009년 발생한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의 피해자 어머니 장연록 씨가 당시 경찰의 부적절한 수사로 인해 딸들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조명을 요구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사건은 2004년, 양소라 씨가 동생의 제안으로 단역배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소라 씨는 촬영 현장에서 '반장' 등 관리자를 포함한 12명에게 3개월간 40여 차례 성폭행 및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던 소라 씨는 결국 어머니와 함께 4명을 성폭행, 8명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소라 씨를 향한 심각한 2차 가해가 발생했다는 것이 장 씨의 주장이다. 담당 수사관은 피해자에게 "처음 당한 모텔에서 끌려가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했으며, 가림막 없는 대질 조사와 가해자의 성기를 직접 그리라는 요구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특히 한 경찰관이 "12명 상대한 얼굴 좀 보게 모자 좀 벗어봐"라고 말해 결국 소라 씨는 도로로 뛰어들기까지 했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소라 씨는 고소 제기 2년 만에 모든 고소를 취하했고, 3년 후인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라 씨의 죽음 이후 불과 6일 만에 동생 소정 씨마저 언니를 따라갔고, 충격으로 쓰러진 아버지 또한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 일가족 3명이 비극을 맞았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의 가해자 12명 중 누구도 형사 처벌받지 않았고, 민사 소송 또한 소멸 시효로 인해 죄를 물을 수 없었다. 장 씨는 경찰이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며, "네 식구였는데 이제 나 혼자 남았다. 딸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고 싸울 수 있는 날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고 울분을 토하며 진실 규명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