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박승민 인턴기자) 들어오면 휘둘렀다. 그리고 맞추어 띄워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손호영은 지난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4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23일 경기를 앞두고 1군으로 콜업된 손호영이었지만, 23일 경기에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9회 대수비로 출전해 실책을 저지르며 팀을 무사 1, 3루 위기 상황에 빠뜨리기도 했다. 다행히 실점 없이 경기가 끝났지만, 손호영으로서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콜업 이틀 만인 24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냈다. 이른바 '시원한' 타격으로 3안타 경기를 했다. 존 근처에 형성되는 공에 여지없이 배트를 휘둘렀고, 빠르게 승부를 보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롯데 팬들이 알던 손호영의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 첫 안타는 2회에 나왔다. 키움 선발 정현우의 초구와 2구가 모두 존에서 크게 벗어난 볼로 들어왔다. 이후 3구째 카운트를 잡기 위해 존 가운데 부분으로 들어온 직구를 여지없이 쳐내며 유격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선두 타자로 나선 5회에는 초구 바깥쪽으로 들어간 직구에 배트를 냈으나 파울이 됐다. 2구 피치클락 위반으로 볼을 얻어낸 1-1 카운트에서 존 아래쪽으로 들어온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큰 2루타를 만들어냈다.
7회에도 키움 구원 투수 이준우의 초구 높게 들어온 볼을 골라내고 2구째 존 아래쪽으로 형성된 직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 냈다.
9회 들어선 마지막 타석에서는 초구를 타격했지만 우익수 방면으로 높이 뜨며 3안타를 만들어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최근 타선에서 부침을 겪고 있던 롯데로서는 손호영의 활약이 반갑다. 특히 이날 손호영이 만들어낸 타구들과 타석에서의 접근이 마치 트레이드로 이적한 직후 활약한 지난 시즌을 떠올리게 했다.
손호영이 이날 만들어 낸 인플레이 타구 중 땅볼은 없었다. 단타들도 모두 최초 낙구 지점이 외야였다.
이것이 긍정적인 이유는 손호영이 활약한 지난 시즌과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번 시즌의 땅볼/뜬공 비율이 역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호영은 좋은 활약을 펼쳤던 지난 시즌 37.7%의 땅볼, 58.8%의 뜬공을 기록하는 타자였다. 땅볼/뜬공 비율은 0.6 수준이었으며,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 그 비율이 역전됐다. 이번 시즌 타구 중 45.6%가 땅볼, 38.1%가 뜬공으로 땅볼/뜬공 비율이 1.2로 크게 뛰었다. 라인드라이브 타구의 비율이 16.3%에 달하며 지난 시즌에 비해 타구의 발사각이 낮아진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타구들의 땅볼 비율이 늘어 내야수에 막히는 비중이 늘고, 동시에 장타 감소로 이어져 타격 성적이 침체됐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 시즌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한 재활 이후 돌아온 손호영은 지난 시즌처럼 많은 뜬공 타구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였다. 남은 시즌 이러한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지만, 충분히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존에 들어오는 공에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둘렀다. 손호영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배트 적극성이 가장 높은 타자 중 하나였다. 높은 배트 적극성을 기반으로 빠른 볼카운트에 승부를 거는 유형의 타자였다.
이번 시즌에도 67.9%의 스윙률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49.7%)에 비하면 매우 높은 배트 적극성을 기록 중이었으나, 지난 시즌(70.7%)에 비하면 그 정도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루킹 스트라이크의 비율이 지난 시즌 10.4%에서 이번 시즌 13.5%로 늘며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는 상황이 많아졌다. 동시에 타석 당 투구 수 역시 지난 시즌 3.27개에서 3.66개로 증가했다.
빠른 카운트에서 적극적 승부를 펼치는 장점이 다소 옅어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24일 경기서 손호영은 존 근처로 오는 공에 무서우리만치 적극적으로 배트를 냈다. 모든 타석에서 3구 안에 승부를 봤고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번 시즌 전반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마치 '2024시즌 손호영'을 연상케 하는 활약을 펼쳤다.
남은 시즌에도 이날 경기와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면 롯데로서는 타선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장타력까지 갖추게 될 전망이다.
3위 수성을 위해 후반기 총력전을 다할 롯데에서 손호영이 남은 시즌 어떤 활약을 보일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고척에서 키움과의 주중 시리즈를 마친 롯데는 25일부터 홈인 사직으로 향해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을 펼친다.
사진=롯데자이언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