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국제뉴스) 유지현 기자 = 필리핀 카가얀데오로(Cagayan de Oro)가 마닐라, 세부, 보라카이, 보홀 등 유수의 관광지가 각축을 벌이는 한국 여행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카가얀데오로를 수도로 하는 미사미스 오리엔탈(Misamis Oriental) 주정부를 필두로 한 현지 각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필리핀 관광부(DOT) 제10지역사무소, 카가얀데오로 한인회와 현지 여행업계가 민관 협력으로 직항 전세기를 포함해 한국에서 카가얀데오로를 포지셔닝 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지에서 이진욱 카가얀데오로 한인회장을 만나봤다.
Q. 카가얀데오로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A. 좋은 사람들을 만나 정착을 결심하게 됐다. 필리핀에는 2007년에 처음 왔다. 처음에는 마닐라에서 애들 어학연수를 시키면서 겨울철만 지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영어학원이 미어터져 학원 입학을 위해 시험을 치고, 예약을 안 하면 못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영국대사관에서 운영하는 테솔 영어교육 자격증을 따는 과정에서 현재까지 같이 일하고 있는 사업 파트너를 만났다. 함께 동업해 영어학원을 운영하려는데, 그의 고향인 카가얀데오로가 앞으로 많은 한국인이 살만한 곳이라고 해서 2010년 카가얀데오로에 정착하게 됐다.
Q. 정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A. 특별히 어려운 일은 없었다.
Q. 카가얀데오로 지역이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데?
A. 카가얀데오로는 필리핀의 4대 도시이자, 도시 이름 앞에 '메트로'가 붙는, 한국으로 치면 광역시 같은 대도시다. 필리핀에는 메트로 마닐라, 메트로 세부, 메트로 다바오, 메트로 카가얀데오로 4개 도시뿐이다. 카가얀데오로가 생소한 분들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 베트남에서 네 번째 도시 다낭에 비유하곤 한다. 필리핀의 다낭이라고 불릴 정도로 잠재력을 가진 곳이며 다낭이 130만 인구, 카가얀데오로가 160만 인구로 규모도 비슷하고 교육 중심도시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특히 19세기 하와이에서 파인애플이 병으로 고사해 전 세계에서 대체지를 찾은 것이 카가얀데오로와 코스타리카다. 카가얀데오로는 하와이와 기후가 가장 비슷하고 고도, 연평균 기온, 강수량까지 하와이와 가장 비슷하다고 선정된 곳으로, 지금도 싱가포르 국토의 3배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의 델몬트 파인애플 농장이 있다.
Q. 카가얀데오로의 관광 매력은?
A. 자연이 아주 좋지만 직접 보기 전에 말로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카가얀데오로는 무엇보다 가격이 싸다. 20년 전 본격 개발 전의 세부, 마닐라, 보라카이를 생각하면 된다. 현재 골프장 개발업을 하며 필리핀 전국의 골프장 요금을 다 알고 있는데, 세부, 마닐라, 클락은 한국의 지방도시 수준으로 골프가 비싸다. 그러나 카가얀데오로는 비교할 수 없이 요금이 싸다. 하루 무제한 라운딩도 매우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좋고 나쁘고는 경험해봐야 아는 것이고 각자의 취향도 있고, 카가얀데오로는 아직 개발이 덜 되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잠재력, 성장 가능성이 크다. 여행이든 다른 프로그램이든 가격만큼 중요한 부분은 없다.
Q. 한국인은 얼마나 거주하고 있는지?
A. 코로나 이전에 대사관에 신고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2000명까지 있었다. 현재는 한인회에 등록되어 이름을 알고 가족 구성원을 아는 숫자가 200명 정도, 전체 한국인은 400명 정도 거주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Q. 민다나오 지역은 안전 우려가 있지 않은지?
A. 민다나오에 대해 사람들이 두려움을 갖고 있는 무슬림이나 공산주의 반군 등이 문제가 많았던 시절은 25년 정도 전의 일이다. 과거 수십만 명에 달했던 반군이 이제는 거의 소탕이 끝나 넓은 민다나오섬 전체를 통틀어 1000명이 되지 않고, 카가얀데오로 쪽에는 거의 없다. 반군들도 이제 나이가 들어 활동이 거의 없다. 오히려 이 지역은 전체적인 범죄 통계로 비교해보면 필리핀에서도 가장 안전한 편에 속한다.
1남 1녀 자녀를 데리고 와서 18년을 필리핀에서 살면서 위험을 느낀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위기였을 뿐 범죄에 노출되어 고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Q. 카가얀데오로를 한국 관광시장에 포지셔닝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A.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직항 항공노선이다. 현재는 마닐라나 세부에서 국내선으로 환승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직항이 생기고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인식의 개선도 필요하다. 민다나오를 아예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부정적인 인식도 많아서 밖에서 보는 인식을 개선해나가야 할 필요를 절감한다.
Q. 그밖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일단은 와보시라니깐요"라는 말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카가얀데오로는 알면 알수록 매력이 있는 곳이다. 산과 바다를 포함해 자연의 훌륭함은 세계적인 수준이고, 시내에는 현대적인 대규모 쇼핑몰이 6곳이 있는 번화한 대도시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때 묻지 않은 카가얀데오로의 매력을 직접 경험해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