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금 교실엔 조금 느리게 크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지난 5일 제주시 우리복지관 대강당. 휴일이지만 강의실에는 제주 도내 교사와 학부모 200여명이 모두 같은 고민을 알고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경계선지능학생 이해와 교실지원 전략 강의를 경청하기 위해서다.[사진=문서현 기자]
지난 5일 제주시 우리복지관 대강당. 휴일이지만 강의실에는 제주 도내 교사와 학부모 200여명이 모두 같은 고민을 알고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경계선지능학생 이해와 교실지원 전략 강의를 경청하기 위해서다.[사진=문서현 기자]

(제주=국제뉴스) 문서현 기자 ="우리 아이는 수업을 따라가긴 하지만, 늘 뒷줄에 있어요. 질문도 못 하고, 도와달란 말도 못 해요. 그냥 그렇게 서서히 멀어져가죠."

지난 5일 제주시 우리복지관 대강당. 휴일이지만 강의실에는 제주 도내 교사와 학부모 200여명이 모두 같은 고민을 알고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경계선지능학생 이해와 교실지원 전략 강의를 경청하기 위해서다.

경계선지능인은 지능지수(IQ) 70~84에 해당하며, 지적장애(70 이하)와 정상지능(85 이상) 사이에 위치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들은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학습 사회적 상호작용,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다.

경계성지능인의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일상생활이 가능해 공교육 현장에서는 특수교육과 일반교육 사이에 방치되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특히 그대로 방치하면 성인기에는 직업능력, 자립 능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지원과 환경 개선으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지속적 개입이 중요하다.

이번 강의가 바로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이에 제주도교육청과 (사)제주도 위드피플이 손을 잡고 ‘2025학년도 경계선 지능 학생 지도를 위한 맞춤형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그 첫번 째 교육이 열린 날이다.

이번 연수는 박현숙 소장(경계선지능연구소 느리게 크는 아이)이 경계선 지능 학생의 이해아 지원 전략에 대한 강의가 이뤄졌다. [사진=문서현 기자]
이번 연수는 박현숙 소장(경계선지능연구소 느리게 크는 아이)이 경계선 지능 학생의 이해아 지원 전략에 대한 강의가 이뤄졌다. [사진=문서현 기자]

이번 연수는 박현숙 소장(경계선지능연구소 느리게 크는 아이)이 경계선 지능 학생의 이해아 지원 전략에 대한 강의가 이뤄졌다. 강의가 시작되자 우리복지관 대강당에 모인 교사와 학부모 등 관계자들은 숨죽여 강의에 집중했다.

강의를 맡은 박 소장은 “경계선 지능은 장애 진단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또래와 비교해 학습이나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특수한 위치에 있는 아이들”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박 소장은 "이들은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학습지원도 정서지지도 또한 애매한 위치라 교실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아이들이 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박 소장은 실제 경계선지능인 개입 사례에 대해서 설명했다.

박 소장은 "이들은 학교 생활의 어려움, 타인과 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 상담자들은 못 알아들어서, 못 따라가서 배워도 이해를 못해서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고 개입 사례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박 소장은 경계선지능인의 증상악화와 개입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경계선지능인의 통합적 치료를 위한 주체가 부족하고, 치료진의 경계성지능인에 대한 이해와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

박 소장의 이날 강의의 핵심은 올바른 경계선지능학생에 대한 구체적 지원이 이뤄져야 하고, 학교 특히 교실 내에서 경계선지능인학생 적응을 위한 촘촘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또 경계선지능인학생의 교실 적응을 위해 경계선지능인학생 본인, 학부모, 교사 학급 내 또래가 협력하고 노력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야 한다는 것.

또 경계선지능인 학생의 정서와 사회적 특성에 대해 박 소장은 "느리고 부주의한 행동이 잦고, 미성숙하거나 지나치게 내향적인 경우도 있고, 자신과 타인의 정서지각과 정서표현 능력 부족, 또래와의 관계 맺기가 어렵고 관계유지도 어려워 결국 사회적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해결 능력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소장의 강의를 들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반응은 절실했다.

연수에 참석한 도내 초등학교 A교사는 “학습 부진이나 문제 행동을 단순히 '의욕 부족'으로만 판단했다"며 "구체적인 교실 적용 전략이 절실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제주시 우리복지관 대강당. 휴일이지만 강의실에는 제주 도내 교사와 학부모 200여명이 모두 같은 고민을 알고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경계선지능학생 이해와 교실지원 전략 강의를 경청하기 위해서다.[사진=문서현 기자]
지난 5일 제주시 우리복지관 대강당. 휴일이지만 강의실에는 제주 도내 교사와 학부모 200여명이 모두 같은 고민을 알고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경계선지능학생 이해와 교실지원 전략 강의를 경청하기 위해서다.[사진=문서현 기자]

B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경계선지능 진단을 받았지만 특수학급에는 들어갈 수 없다. 일반 학급에서는 또 따라가기 벅차다”며 “오늘 연수는 내 아이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지 처음으로 ‘길’을 보여준 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C학부모는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자꾸 학교를 그만 두려고 해 걱정을 많이 하다 오늘 강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왔는데, 강의를 듣고 나니 우리 아이가 혹 경계선지능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검사를 진행해보려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이 학부모는 "그래도 박 소장님의 강의를 통해 방법을 찾을 수 있어 다행"이라며 "주변에도 적극 알려 다음 번 강의에 또 들으로 와야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날 강의 현장을 찾은 강경문 의원은 "교육 사각지대에서 조용히 낙오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배우고 연대헤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교실엔 조금 느리게 크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사진=문서현 기자]
이날 강의 현장을 찾은 강경문 의원은 "교육 사각지대에서 조용히 낙오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배우고 연대헤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교실엔 조금 느리게 크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사진=문서현 기자]

이날 연수는 단순한 이론 강의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에 대한 실전 전략에 집중했다. 특히 인지기능 훈련, 정서 인식 방법, 감정 조절 지원 등 교실 안에서 적용 가능한 도구 중심으로 구성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고유경 위드피플 대표이사는 “경계선지능 학생은 인지적·정서적으로 지원이 꼭 필요한 존재지만, 우리 교육은 그들을 위한 체계적인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연수는 그런 공백을 메우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교육청과 위드피플은 오는 12월까지 총 8회에 걸쳐 경계선 지능 학생을 위한 연수를 이어간다. 연수는 △경계선 지능 학생의 특성 이해, △지도 실제, △전문가 사례 공유 등으로 구성되며, 마지막 회차에서는 성과 공유와 지속가능한 정책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강의 현장을 찾은 제주도의회 강경문 의원은 "교육 사각지대에서 조용히 낙오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배우고 연대헤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교실엔 조금 느리게 크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startto24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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