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5월말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역별로 상이한 흐름을 보이며 각국의 정책 환경과 수요 구조에 따라 성장 양상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중국은 중저가 모델 중심의 내수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용차 수요까지 가세하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고 유럽은 신차 투입과 보조금 유효 기간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OEM들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북미는 감세 중심의 정책 전환으로 수요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아시아 신흥국들은 낮은 가격대 모델과 보급 정책을 중심으로 저변 확대에 나서는 있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한 471만8000대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의 62.7%를 차지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보급형 전기차 수요와 상용차 전동화가 동시에 확대됐으며 지방정부의 자율 보조금 정책과 충전 인프라 밀도 증가가 실질적인 수요 견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CATL, BYD 등 배터리 공급사의 저가 LFP 기술이 상용화되며 중저가 모델 중심의 빠른 시장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 시장은 27.9% 성장한 153만8000대를 기록했으며 점유율은 소폭 하락한 20.5%로 집계됐다. 수치상 회복세는 유지됐지만 전반적으로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며 기존 브랜드보다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 확대가 두드러졌다. BYD, NIO, Xpeng 등 중국 OEM들은 헝가리, 스페인 등지에 현지 공장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EU의 역내 생산 장려 정책과 중국산 전기차 견제 움직임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향후 유럽 내 OEM들의 가격 경쟁력 확보 여부에 따라 양상이 갈릴 전망이다.
북미 시장은 71만4000대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글로벌 점유율도 9.5%로 하락했다. GM, 포드, 현대차그룹 등 주요 제조사들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을 기반으로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전기차 수요는 기대치를 하회하는 흐름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감세 및 환경 규제 완화 기조가 강화되며 연방 차원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본격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수요 전망도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이며 제조사들은 내연기관 중심 포트폴리오 복귀와 같은 전략 재정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은 44.9% 증가한 41만2000대를 기록하며 5.5%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에서 1만∼2만 달러 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도요타와 혼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BEV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국가별 충전 인프라와 소비자 보조금 격차가 여전해 지역 간 성장 속도에는 큰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