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황민우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6/7722_14255_5048.jpg)
임재택 전 대표가 오래 머물렀던 한양증권이 사모펀드 운용사 KCGI로 주인이 바꼈다.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지낸 임 전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는 선택을 했다.
임 전 대표는 한양증권을 대폭 성장시켜 ‘텐베이스(10x) 신화’를 이룬 인물이다. 회사 내 신임이 높은 점을 생각한다면 임기를 이어갈 여지는 있었지만 결국 사임을 결정했다.
새로운 대표 자리에는 KCGI자산운용 김병철 부회장이 신규로 선임됐다. 임 전 대표가 김 신임 대표와 공동대표로 지낼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치 자식 떠나보내는 기분”
임 전 대표는 내년 3월 31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다 채우지 못하고 사임을 택했다. 한양증권은 지난 18일 기존 임 대표가 사임함으로 김 부회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한양학원 등과 KCGI 사이에서 체결된 주식매매계약서의 거래는 종결됐다. 이로써 한양증권은 70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KCGI의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안을 승인했다. KCGI는 지난해 9월 19일 한양학원 등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한양증권 지분 29.6%를 22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이다.
임 전 대표는 지난 5일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북토크에 참가해 매물로 나온 한양증권에 대해 “마치 자식을 떠나보내는 기분”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임 전 대표는 한양증권에서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해 7년간 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임 전 대표, 다올증권 이동 번복하기도
![한양증권 김병철 신임 대표이사. [그래픽=황민우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6/7722_14256_5554.jpg)
눈부신 성과 덕분에 회사 내 신임이 두터웠던 임 전 대표지만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향후 거취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졌던 상황이었다. 임 전 대표는 올해 초 다올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다올증권은 지난 2월 28일 이사회를 열어 임 전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당초 임 전 대표는 다올증권 신임 대표로 지난 3월 선임될 예정이었다.
임 전 대표는 지난 3월 입장문을 통해 한양증권이 인수합병의 기로에 선 가운데 최고 책임자로서 자리를 지키겠다고 표명했다. 한양증권의 인수합병에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설명이다.
당시 KCGI는 국세청으로부터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중단된 상태였다. 업계에선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할 가능성을 낮게 점치기도 했지만 이후 세무조사는 무사히 끝났으며 KCGI의 인수 계획에도 순풍이 불었다.
KCGI자산운용 김병철 부회장, 신규 대표이사
임 전 대표가 KCGI자산운용 김 부회장과 불편한 동거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있었다. 한양증권이 지난 3월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한 정관을 변경하면서다.
변경된 정관 제33조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이사 중에서 1인 이상의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및 상무 약간 명을 선임할 수 있다.
임 전 대표의 성과는 업계에서 인정받았다. 임 전 대표 임기 동안 한양증권의 영업이익은 10배 이상 올랐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6.3%로 업계 취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김 신임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이력이 있다. 1989년부터 2012년까지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전무 등을 거쳤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