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주진노 기자) 영화감독 이병헌이 유튜브 기반 숏폼 드라마 '작자미상'을 통해 영화계 불황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으로 한국 영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이병헌 감독이 새로운 장르로 눈을 돌렸다.
그는 최근 본인의 유튜브 채널 '플리즈 프레이 포 미 투 러브'를 통해 숏폼 드라마 '작자미상'을 공개하며 대중과의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작자미상'은 각 편이 10분 내외로 구성된 총 4부작의 숏폼 드라마로, 오디션에 번번이 낙방한 여성 '미니'와 복수를 꿈꾸는 남성 '짜미'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유머와 인간미가 묻어난 이 드라마는 휴먼 코믹 스릴러 장르로, 용서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음악 감독에는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루마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음악 세계를 선보이고 싶었고, 이병헌 감독의 오랜 팬이라 합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병헌 감독은 이번 도전에 대해 단순한 시도 이상의 의미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쉬는 동안 순수한 형태의 작업, 단편 영화를 찍어보고 싶었지만, 제작 비용과 영화 업계 불황으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을 낼 수 있는 형태의 작업을 통해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고, 동료들에게 일자리와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손익분기점 도달 전까지 무보수로 참여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전액 재투자할 계획을 드러냈다. 이병헌 감독은 "일하면서 즐겁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며, '재미'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강조했다.
채널명 '플리즈 프레이 포 미 투 러브'에 대해서는 "재미있고 위트 있는 채널명을 고민했고, 문득 떠올랐다"며 "결국 예산이 중요한 만큼, PPL을 귀엽게 어필하고 싶었고, 뻔뻔하지 않으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작비 상승과 방송 플랫폼의 위축된 제작 환경 속에서 이병헌 감독의 행보는 단순한 창작 이상의 의지를 담고 있다. 숏폼 콘텐츠를 통한 대안적 접근은 위기의 영화 산업에 새로운 실험의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 MHN 이지숙 기자, PP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