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폭발적 증가’…ETF·TDF 중심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적립금 400조원을 돌파하며 ‘저축’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2024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7조원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최근 3년 연속 13%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선호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2024년 말 기준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금액은 75.2조원으로 전년 대비 53.3% 크게 증가했다. 전체 적립금에서 실적배당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17.4%로 전년(12.8%)보다 4.6%포인트 높아졌다.



세부적으로는 펀드 중 TDF(타깃데이트펀드)가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았고, ETF는 미국 S&P500, 나스닥100 등 해외 주가지수 추종 상품에 집중됐다. 실제로 2024년 적립금 투자 상위 ETF의 연수익률은 41~73%에 달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DB)형이 214조 6천억원(49.7%)으로 가장 많았고 확정기여(DC)형은 118조 4천억원(27.4%), 개인형 IRP는 98조 7천억원(22.9%) 순이었다. 특히 DC와 IRP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며, DC형은 2022년 25.6%에서 2024년 27.4%로, IRP는 17.2%에서 22.9%로 확대됐다.



운용방법별로는 원리금보장형이 82.6%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DC·IRP를 중심으로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DC형의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은 23.3%, IRP는 33.5%에 달한다.



금융권역별로는 증권사와 은행의 실적배당형 운용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증권권역의 실적배당형 적립금은 35조 7천억원(34.4%)으로 전년 대비 12조 5천억원 늘었고, 은행권역도 29조 2천억원(12.9%)으로 9조 6천억원 증가했다.



2024년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4.77%로 최근 5년(2.86%) 및 10년(2.31%) 연환산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원리금보장형(3.67%) 대비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9.96%)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제도별로는 DB형 4.04%, DC형 5.18%, IRP 5.86%로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 금융권역별로도 증권사(6.33%)가 은행(4.25%)이나 보험(4.43%)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수익률 상위 10% 가입자의 자산구성을 보면,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평균의 3배 이상에 달했다. 예를 들어 증권사의 IRP 상위 10% 가입자는 92%를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해 29.4%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높은 DB형의 경우 85.3%의 가입자가 2~4%대 수익률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수령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2024년 연금 수령을 개시한 55세 이상 계좌 중 연금 형태로 수령한 비율은 13.0%(7만 4천좌)로 전년(10.4%) 대비 2.6%포인트 높아졌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수령금액 19조 2천억원 중 57.0%(10조 9천억원)가 연금 형태로 지급돼 사상 처음으로 일시금 수령 비중을 넘어섰다. 계좌당 연금 수령액은 평균 1469만원, 일시금 수령액은 1654만원으로 적립금 규모가 작을수록 일시금 수령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실적배당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투자 자문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정부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제도 개선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투자에 익숙하지 않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원하는 가입자들을 위해 퇴직연금사업자가 사전에 구성한 포트폴리오에 자동으로 투자하는 ‘디폴트옵션’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가입자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퇴직연금사업자로 상품을 이전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도 도입해 최근 6개월간 약 3조 8천억원, 6만 5천건의 적립금이 이전되는 등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는 로보어드바이저(RA) 등 핀테크 혁신사업자를 통한 투자일임 서비스 확대, 다양한 실적배당형 상품 개발, 수수료 체계 합리화 등 퇴직연금 운용의 효율성과 가입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노후 준비가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 환경 변화와 국민의 니즈에 맞춘 제도 혁신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많이 본 뉴스야

포토 뉴스야

방금 들어온 뉴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