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와서 수묵화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국내 미술계에서 진경산수화의 명맥을 이으며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거장으로 우리는 소산(小山) 박대성 (1945~ ) 화백을 꼽는다.
1945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박화백은 한국전쟁 중 부모를 여의고 왼팔마저 잃었지만, 독학으로 한국화에 정진해 독보적인 화업을 이뤘다. 무학의 박화백은 1976년 대한민국 ‘중앙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학벌, 파벌이 중시되던 당시 미술계에서는 박대성 화백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80년대에 들어서는 세계를 유랑하며 그곳의 정취와 풍경을 그리며 세계 각지의 그림과 문화를 경험하였다. 이후 그는 가나아트센터(당시 가나화랑)가 1984년 전속 화가 제도를 실시한 후 최초로 계약한 작가이다.
1990년대 초 현대미술 공부를 위해 뉴욕으로 향했지만, 서구 모더니즘 미술이 현대화를 위한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연고가 전혀 없는 경주에 자리잡고 먹과 서예에 집중하여 한국 수묵화의 현대화를 이룩했다.
특히 경주의 모습들을 그의 화폭에 많이 담았다.
박대성 화백이 자기의 작품 830여점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경주시와 경주 문화 재단이 보문단지의 맞은 편인 천군동에 솔거 미술관을 지어서 박대성 화백의 그림을 대량으로 수장하고, 그의 전시회도 열곤 하는 등 경주 솔거미술관 건립 기반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박대성 화백의 그림은 경주 생활 이 전과 이 후로 나누어 질 만큼 극명한 화풍의 변화를 겪었다. 그 노력끝에 1996년 불국사를 소재로 한 ‘천년배산’을 완성하였다. 서양화의 회화 양식을 수묵기법에 융화시킨것이다. 이후 그는 소산수묵이라는 독창적인 장르를 개척하였다.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환담장에 그의 작품이 걸렸었고, 최근 공개된 '이건희 컬렉션'에도 그의 작품이 포함됐다.
그의 최근작 '코리아 판타지'를 보면 일단 그 크기와 분위기에 압도되면서 작품안에 묘사된 단군, 광개토왕비문, 훈민정음, 일월오봉도, 고구려 벽화, 반구대 암각화등 고조선부터 신라와 고려와 조선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장 한국적인 문화재들이 곳곳에 담겨져 있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또다른 감동을 준다.

그의 작품을 소장한 주요 소장처로는 로스앤젤레스운티미술관, 샌프란시스코아시안 뮤지엄, 휴스턴뮤지엄, 페라리 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 대전 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아라리오미술관,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청와대 등이 있다.
이런 박대성 화백의 작품을 경주의 작은 와이너리 와인들의 레이블에서도 볼 수가 있다.
경주의 예인화원 와이너리 (대표 고은혜)에서 생산중인 와인의 레이블 대부분에는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그려져 있고 또 나머지 일부는 박대성 화백의 부인인 정미연 화백의 작품들이 그려져 있다.
박화백과 예인화원의 인연은 예인화원의 초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인화원이 첫 와인을 경주 동네의 납품처에 납품을 하였는데 그곳은 마침 박화백의 단골집이었다.
어느날 우연히 그 와인을 맛본 박화백은 납품처 주인에게 와이너리 대표를 불러달라고 하였다. 와인맛은 너무나도 좋은데 그 레이블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고 이후 박화백이 직접 레이블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런 인연으로 2012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예인화원의 레이블서 박화백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거장의 작품을 레이블로 사용하는 예인화원도 복받은 것이고 나또한 복을 받았다"며 고은혜 대표는 그 일화를 소개하였다.

경주 남산아래 자리잡고 있는 예인화원 와이너리는 경주 유일의 와이너리이고 전 과정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보존제와 인공 감미료 등 일체의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숙성시켜 만든 와인을 만들어 채식을 하거나 자연주의 음식을 찾는 분들도 안전하게 즐길 수가 있다.
2011년에 설립된 예인화원 와이너리는 이제 14년 되었지만 그 안을 드려다보면 보다 깊은 역사를 볼 수 있다.
이 와이너리의 고은혜 대표의 할아버지는 포도원을 운영하셨었고 할머니는 팔다 남은 포도로 포도주를 담그시곤 했다. 어렸을때부터 그런 모습으로 보고 자란 고대표는 어쩌면 와인을 만들 운명을 타고 났을 수도 있다.

예인화원은 현재 이 와이너리의 대표 와인인 '남산애'는 캠벨, MBA, 머루를 블렌딩하여 3년이상 숙성한 제품이며 켐벨 단일품종으로 만든 레드와인 '가을빛 켄벨로', 청수포도로 만든 화이트와인 '골든타임', 캠벨과 로제를 늦 수확해만든 로제 '가을빛 로제', 남산애 와인으로 만든 '남산애포트와인'과 브랜디 '북극성'등을 만들고 있으며 북극성에는 경주의 상징중 하나인 첨성대가 그려져 있다.
작가소개 : 신종근
미술과 술 컬럼니스트
우리술! 어디까지 마셔봤니? 1,2권 저자
'Knowing Korea Through Korean Liqueur' 저자
미술 전시기획
한중 주류수출입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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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 sjk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