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당구 천재’들의 전쟁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어제(7일) 열린 ‘올바른 생활카드 NH농협카드 PBA-LPBA 채리티 챔피언십’ 64강전이 역대급 명승부를 연출하며 팬들을 열광시킨 가운데, 오늘(8일) 펼쳐지는 32강전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빅매치들이 즐비해 당구 팬들의 심장을 다시 한번 뛰게 할 전망이다.
‘창’ 최성원 vs ‘방패’ 마민껌, 예측불허 명승부 예고
어제 64강전의 주인공은 단연 ‘살아있는 전설’ 최성원(휴온스)이었다. 김준태(하림)와의 ‘신구 대결’에서 애버리지 3.750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쏘아 올리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최성원은 ‘웰컴톱랭킹’(상금 400만원) 수상 가능성을 높이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PBA 역대 공동 4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은 그가 왜 여전히 ‘최강’으로 불리는지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오늘 32강전에서 최성원은 베트남의 강호 마민껌(NH농협카드)과 격돌한다. ‘창’과 ‘방패’의 대결로 요약되는 이 경기는 32강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다. 마민껌은 NH농협카드의 최강 복식 멤버로 활약하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선수다. 2020년 PBA에 입문하여 22-23시즌 5차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그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한 방을 갖춘 파워를 겸비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이번 대회에서도 128강과 64강을 모두 3:0 무실세트 경기로 통과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어, 불꽃 같은 공격력의 최성원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래의 마법사’ 하샤시, ‘팀리그 사나이’ 레펀스와 격돌
‘제2의 사이그너’로 불리며 튀르키예 당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부락 하샤시(하이원리조트)와 ‘팀리그의 사나이’ 에디 레펀스(SK렌터카)의 대결 역시 놓칠 수 없는 명승부다. PBA 입문 첫해인 지난 시즌, 첫 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린 하샤시는 64강에서 동향 선배 잔 차파크를 3:0으로 가볍게 꺾고 32강에 안착했다.

이에 맞서는 에디 레펀스는 PBA 원년부터 활약해 온 베테랑 강호다. 통산 1회 우승과 상금 랭킹 10위(포인트 랭킹 공동 5위)가 증명하듯 꾸준한 실력을 자랑하는 그는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패기 넘치는 신예 하샤시와 노련한 레펀스의 대결은 창과 방패의 대결만큼이나 예측불허의 승부가 될 전망이다.
강호들의 생존 경쟁, 32강을 더욱 뜨겁게 달군다
이 밖에도 32강전에는 흥미로운 대진들이 가득하다. 팀리그 라이벌인 Q.응우엔(하나카드)과 엄상필(우리금융캐피탈)의 자존심 대결, 김재근(크라운해태)과 일본의 강호 모리 유스케(에스와이)의 한일전, 그리고 이상대(휴온스)와 ‘스페인 강호’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캐피탈)의 대결 역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반면, 64강전에서는 이변도 속출했다. 시즌 개막전과 2차 투어 우승자인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와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그리고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줄줄이 고배를 마시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강호들의 잇따른 탈락은 이번 대회가 얼마나 치열한 생존 경쟁의 장이 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과연 치열한 32강전을 뚫고 16강에 진출할 선수는 누가 될 것인지, 오늘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별들의 전쟁에 당구 팬들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