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사고 직후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통증이나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밀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사고는 보통 근육이 이완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물리적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에 목, 어깨, 허리, 무릎 등 근골격계 통증과 함께 어지러움, 메스꺼움, 불면증 등의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사고 직후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같은 영상검사에서 뚜렷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시간이 흐른 뒤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다. 전문가들은 이를 어혈(瘀血)로 인한 순환 장애로 해석하고, 한의학적 접근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의학에서 어혈은 미세혈관 파열 등으로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며, 이로 인해 저림,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치료에는 약침요법과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된다.
약침요법은 정제한 한약 성분을 경혈 부위에 주입해 순환을 돕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이며,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근골격계를 교정해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 교통사고 후유증에 대한 한의학 치료의 효과는 국내외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국내 한 연구팀은 침 치료와 환자의 능동·수동 움직임을 결합한 침법이 관절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에 유효하다는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 ‘보완대체의학회지(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와 ‘메디슨(Medicine)’에 발표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교통사고로 유발된 급성 긴장성 두통 환자에게 시행한 후두하근 약침치료가 효과적이며 안전하다는 결과가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되기도 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영상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실제로는 심각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양방 진단을 토대로 한방 치료를 병행하는 양·한방 통합진료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평택지제도솔한방병원 한방내과 전문의 경제현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