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일보] 숲길의 경사도가 높아질수록 걷는 속도는 느려지지만, 심박수와 운동 자각도는 오히려 증가하며 운동 효과는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숲길 이용 등급이 단순한 난이도 구분을 넘어 과학적 운동 효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은 7월 25일 숲길의 경사도와 운동 효과 간의 관계를 분석한 운동생리학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숲길 이용등급(난이도)이 높을수록 이용자의 생리적 반응과 운동 효과가 증가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숲길은 경사도, 거리, 노면 유형, 폭, 안내표지 유무 등을 기준으로 ‘매우 쉬움’, ‘쉬움’, ‘보통’, ‘어려움’, ‘매우 어려움’의 5등급으로 구분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러한 등급에 따른 운동 생리학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국민대학교 스포츠건강재활학과 이대택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는 40~50대 성인을 대상으로 ‘보통(경사도 17%)’, ‘어려움(22%)’, ‘매우 어려움(32%)’ 등 다양한 난이도의 숲길을 각각 500m씩 걷게 한 뒤, 보행속도, 심박수, 운동 자각도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험 결과, ‘보통’ 등급의 평균 보행속도는 약 시속 3.65km였으나, ‘어려움’은 2.96km, ‘매우 어려움’은 2.54km로 점차 감소했다. 반면 ‘매우 어려움’ 숲길에서의 심박수는 ‘보통’에 비해 약 9% 높아졌으며, 운동 자각도는 무려 36% 증가해 더욱 강한 운동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평지보다 경사로를 포함한 숲길 걷기가 심혈관 활성화 등 건강 증진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산림 관련 국제학술지 ‘Forests’ 제16권에 게재돼 그 과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휴먼서비스연구과 이수광 연구사는 “자연스러운 경사의 숲길을 걷는 것이 단순한 야외 활동을 넘어 평지 걷기보다 높은 운동 효과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숲길이 주는 다양한 건강 혜택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