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국제뉴스) 백승일 기자 = 충남 서산시 중앙호수공원이 '어울광장'을 개장하며 시민들의 휴식 및 여가 공간으로의 기능 확대를 알렸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두고 과도한 데크 설치에 따른 유지관리 비용 증가와 호수공원 본래의 자연 경관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업체 외면 문제까지 겹치며 서산시의 행정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총사업비 28억 5천만 원 투입, 악취 개선 및 문화 공간 조성
서산시는 지난 27일 중앙호수공원 내 어울교 주변 환경 개선사업을 완료하고 '어울광장' 개장식을 가졌다. 도비 9억 원을 포함한 총 18억 5천만 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지역 외 업체인 명헌건설이 어울교를 정비하고, 원형광장 반대편에 1,123㎡ 규모의 '어울광장'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고질적인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배수시설을 설치했으며, 향후 배수시설 상부에는 산책로가 조성될 예정이다. 더불어 도비 5억 원을 포함한 10억 원을 들려서 역시 지역 외 업체인 피플로드가 관급공사로 데크를 정비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 공간으로 활용하며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개장식에서 "이번 사업 완료는 중앙호수공원이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여유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원을 활용해 시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여가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산시는 그동안 중앙호수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시설 개선 요구에 따라 탄성 트랙 교체, 경관조명 설치, 맨발 황톳길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역 업체 외면" 불만 속출…시, "금액 문제로 지역 내 없체는 불가능" 해명
그러나 사업 과정에서 지역 업체가 외면당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서산시민 A씨는 "지역 생산업체는 외면하고 다른 지역 업체 데크만 사용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이러니까 인구 줄고 일자리 줄고 일도 없다. 다른 지자체는 지역 생산업체를 어떻게든 쓰려고 노력하는데 화가 치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이런 공사를 했으면 견적서, 시공 내역, 통장 입금 내역, 지출 금액 내역서 등을 시민에게 공개했으면 좋겠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서산시민 C 씨는 "배수로 공사도 지하화 공사로 했으면 호수공원의 본질이 훼손돼지 않았을거 같은데...이럴 바에는 그냥 덮어 버려서 파크 공원을 만드는게 운영비나 시민 활용 편익 면에서 더 좋을거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서산시 관계자는 "해당 공사는 회계과에서 계약하는 관급자재 공사로, 지역 업체를 선호하지만 금액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지역 내 업체 중 1억 원 미만 관급 공사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금액 공사를 할 수 있는 업체는 없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데크 사용, "세금 먹는 하마" 비판…본질 훼손 우려
더 큰 문제는 이번 중앙호수공원 사업을 비롯해 최근 서산시가 잠홍동저수지, 풍전저수지 등 여러 수변 공간에 과도하게 데크 시설을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태안군민 D 씨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전국 온 산 데크길을 보면서 분노하는데 도심지까지 손대는군요. 과연 끝이 어디일까? 아까워요. 인재를 키우는데 사용해야지 나중 쓰레기 치울 후세들이 없어 큰일입니다. 자연 그대로 살리고 제발 쓰레기 시설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돈 아픈 사람 살리고, 교육비 지원 등 복지사업에 사용하면 좋겠어요. 실적 남기기 행정은 이제 그만"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시민들은 데크 시설의 높은 유지관리 비용이 결국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중앙호수공원의 경우 매년 약 5억 원의 관리비가 소요되고 있으며, 이번 데크 설치로 인한 추가 유지관리 비용은 아직 구체적인 예산 편성이 되어 있지 않다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 편익만을 내세워 대규모 사업을 강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데크 설치가 호수공원 본래의 모습이나 본질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수공원은 이름 그대로 '호수'가 중심이 되어 자연 친화적인 공간을 제공해야 하지만, 인공 구조물인 데크가 호수 면적을 가리는 것은 호수공원의 정체성을 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매립을 하지 않고 데크로 공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호수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현재 호수공원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면적이 좁다 보니 공간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고, 면적상 호수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매립을 안 하는 방안으로 데크를 통한 확장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데크로 호수 위를 덮는 것이 과연 '공간 확장'의 최선이며,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는 호수공원의 조성 취지에 부합하는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중앙호수공원 어울광장이 시민들에게 진정한 '어울림'과 '휴식'을 선사할 수 있을지, 아니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지는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