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천=국제뉴스) 김병용 기자 = 허문곤 감독이 이끄는 포항여자전자고등학교축구부가 여왕기를 품었다.
포항여전고는 숙적 광양여고를 꺾고 3년 만에 정상탈환에 성공하며 최고봉에 올랐다. 포항여전고는 '디펜딩 챔피언' 광양여고를 상대로 승부차기 혈투 끝에 4연패를 저지하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챔피언' 포항여전고는 27일 합천군민체육공원 2구장에서 열린 2025 스포츠케이션 명품도시 합천에서 펼쳐지는 '제33회 여왕기 전국여자고등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전년도에 이어 결승전에서 다시 격돌했다.

포항여전고는 올해 시즌 춘계연맹전 8강과 여왕기 1조 예선전에서 두 번 맞붙어 모두 승리를 거둔 광양여고를 상대로 전반 초반부터 특유의 강한 압박과 빠른 트랜지션을 가동했다.
서로간의 속속들이 너무 잘 알고 있는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펼치면서도 좋은 기회를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만큼 첫 유효 슈팅도 전반 18분에야 나왔다. 포항여전고 한국희가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양세빈의 헤더로 골문을 노렸지만, 광양여고 김채빈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에 광양여고 권영인 감독이 먼저 변화를 뒀다. 전반 21분 임아진, 김효원, 장한나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광양여고 벤치의 판 흔들기 시도에 경기 양상은 더 뜨거워졌다. 양 팀은 서로 한차례씩의 공방을 치고받았다. 먼저 전반 35분 한국희가 광양여고 수비진을 끌어낸 후 절묘한 컷백을 김지은이 곧바로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허나 김하연 골키퍼가 수펴세이브로 막아냈다.

광양여고도 빠른 역습을 통해 포항여전고 간담을 서늘케 했다. 권영인 감독의 승부수로 투입된 김효원이 포항여전고 측면을 허문 후 날카로운 크로스를 전개했다. 이 공을 처리하기 위해 포항여전고 우수민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틈을 타 홍서윤이 쇄도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비켜갔다.
팽팽한 0의 공방으로 마무리될 전반 추가시간 포항여전고가 다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도 한국희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광양여고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볼을 치고 들어간 후 문전 중앙으로 내줬다. 이에 중앙에 있던 김지은이 침착한 왼발 감아차기로 반대편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김채빈의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막아냈다.
결국, 0-0 상황에서 다시 재개한 후반 시작과 함께 양 팀은 본격적인 승부를 띄웠다. 포항여전고는 박헤융을, 광양여고는 이설아 투입했다. 이에 포항여전고가 후반전 4분 만에 김지은이 회심의 중거리포로 포문을 열었다.

또한, 후반 14분에는 홍서윤이 빠른 돌파에 이은 강력한 중거리포는 골문을 살짝 외면하면서 아쉬움을 토했다. 이에 광양여고도 안수정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반격했다.
한 치 앞을 접칠 수 없는 치열한 공방 속에 양 팀 벤치는 숨가쁘게 움직였다. 후반 21분 광양여고가 정하은과 박서인을 이에 8분 뒤 포항여전고가 양지민을 교체 출전시키며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했다.
지독한 더위에 지쳐갔던 후반 30분 마침내 팽팽하던 0의 균형이 깨졌다, 광양여고가 빠른 역습으로 공세의 고비를 당겼고 이에 혼전 중 흐른 볼을 김효원이 깔끔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는 포항여전고의 강한 투혼을 불붙였다. 일격 후 다시 전열을 재정비한 포항여전고의 반격이 매서웠고,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후반 36분 한국희가 광양여고 수비수들을 빗겨낸 후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이 슈팅도 김채빈이 막아내 흐른 공을 양지민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에 두 팀은 승부의 결정타를 위해 마지막 힘을 짜내 전, 후반 정규시간을 넘어 연장전까지 고군 분투을 펼쳤지만 더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국, 두 팀은 피말리는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는 반전에 반전의 연속일 만큼 양 팀 수문장들의 치열한 선방쇼에 경기장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먼저 광양여고 김채빈이 포항여전고 첫 번째 키커 한국희 킥을 잡아내 기선을 제압하며 앞섰다. 이에 설봉중 시절 팀을 여왕기 정상을 이끈 우수민이 상대 두 번째 킥을 막아낸 저력을 펼쳐 위기에서 구했다. 하지만 이에 질세라 광양여고 김채빈이 상대 세 번째를 저지하면서 다시 4연패의 분위기를 높였다.
그러나 포항여전고의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서 상대 네 번째 킥을 다시 막아낸 우수민이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선보였다.
승부는 여덟 번째 킥에서 갈렸다. 선축으로 나선 포항여전고 오미르는 침착하게 성공시킨 반면 포항여전고 수문장 우수민은 상대 마지막 킥을 눈부신 선방으로 막아내 팀을 우승을 이끌었다.

이에 전년도 결승전 패배를 설욕한 포항여전고는 2022년 이후 3년 만에 여왕기을 휘날리며 여자고등부 최강자로 컴백했다.
포항여전고는 우승컵과 함께 김예지가 대회 MVP를, 우수민이 최고의 거미손으로 등극했다. 또한 한국여자축구 기대주 한국희가 베스트영플레이상을, 팀을 우승으로 이끈 허문곤 감독, 이예림 코치, 한민규 코치가 최우수지도자상의 영예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