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HD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클럽 월드컵 최종전에 임한다.
울산은 26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TQL 스타디움에서 독일 강호 도르트문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2025 F조 3차전을 치른다.
세계 클럽들이 모이는 별들의 잔치에서 위대한 도전에 나선 울산은 2패로 16강 진출이 불발됐지만, 최후 일전에서 반드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목표다.
울산은 지난 22일 오전 7시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루미넨시(브라질)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2025 F조 2차전서 이진현과 엄원상이 나란히 1골 1도움을 기록했으나 2대4로 졌다.
이날 울산은 먼저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37분 엄원상의 땅볼 크로스를 이진현이 페널티박스 안 깊은 지역에서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이진현의 예리한 왼발 크로스를 엄원상이 플루미넨시 문전에서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해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중반까지 리드하면서 잘 버텼지만, 이후 연거푸 실점하며 기적을 연출하는데 실패했다.
비록 울산은 목표했던 승점 사냥이 불발됐지만, 지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 0대1 패)와 플루미넨시를 상대로 확실한 축구 스타일을 선보이며 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발휘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언론이 ‘아시아 팀으로서 이 경기가 하나의 이정표로 삼을 만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판곤 감독은 “우리와 전력 차이가 확실하다는 걸 느꼈지만, 이 대회에서 강호들과 경쟁적으로 원사이드하지 않고 상당히 동등하게 겨룰 수 있는 모습은 긍정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아쉽지만, 이제 플루미넨시전을 털어내고 다가올 도르트문트와 최후의 90분을 준비하고 있는 울산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인 디애슬레틱은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 주목할 50명에 울산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조현우를 포함시켰다. 언론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선방 쇼를 펼치며 2-0 승리를 이끌었다”라고 주목했다. 주장이자 간판 수비수인 김영권은 독일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렸고,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동점골로 2-1 승리를 뒷받침했다.
조현우는 7년 전 ‘카잔의 기적’ 주역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전차군단 독일의 수차례 슈팅을 전부 막으며 한국의 승리를 뒷받침했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조별리그 탈락의 쓴 맛을 보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당시 독일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고, 전 세계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독일 언론 키커는 지난 15일도 조현우를 집중 조명했다. “은퇴한 마츠 훔멜스와 현재 LA 갤럭시 소속인 마르코 로이스가 도르트문트에 남았다면, 현재 몸담고 있는 클라스 쥘레·율리안 브란트까지 4명이 데자뷔를 경험했을 수 있다. 이제 쥘레와 브란트 단 두 명이 그 골키퍼(조현우)를 상대하게 된다. 둘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에 0-2로 졌고, 독일은 탈락했다. 당시 조현우는 맹활약했고, 현재 울산의 최후방을 사수하고 있는 스타”라고 주목했다.

플루미넨시전 이후 조현우는 “2018년 생각이 많이 난다. 충분히 이길 수 있고, 또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 경기는 잃을 것이 없는 만큼 조금 더 도전적으로 경기를 하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 감독님·코칭스태프·선수들과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마지막에 반전을 일으키겠다. 당시 독일을 꺾은 것처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울산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해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주장인 김영권 역시 “16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남은 도르트문트전에서 어떤 내용과 결과를 가져오느냐가 중요하다. 이 경기는 다가올 K리그와 코리아컵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경기를 잘해서 남은 시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만약, 울산이 도르트문트(승점4, 2위)를 꺾는다면 같은 시간 플루미넨시(승점4, 1위)와 마멜로디(승점3, 3위)가 나란히 16강에 오르는 이변이 생길 수도 있다. 울산이 어떤 드라마를 쓸지 최후의 90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