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이용학 기자] 치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랑니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치과 진료 중 사랑니 발치는 흔한 치료 중 하나지만, 정작 “사랑니는 무조건 뽑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은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치과에서 던지는 대표적인 고민 중 하나다. 특히 사랑니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 맹출하는 마지막 어금니로, 현대인의 작아진 턱 구조와 맞물려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정기적인 관찰과 관리가 중요하다.
사랑니는 어금니 중 가장 늦게 자라며, 턱뼈 공간이 부족한 경우 잇몸 안쪽에 매복되거나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자라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주변 치아를 압박하거나 치열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칫솔질이 어렵고 음식물이 잘 끼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염증이나 충치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매복된 사랑니는 외부에서 식별이 어려워 통증이 발생하기 전까지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일반적으로 사랑니는 반드시 발치해야 하는 치아는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발치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첫째, 사랑니가 옆 치아와 충돌하면서 치근을 압박하거나 주변 치아에 충치를 유발하는 경우다. 둘째, 사랑니 주변의 잇몸에 염증이나 농양이 발생하거나 반복적인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다. 셋째, 치열 유지가 중요한 교정 치료나 보철 치료, 임플란트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랑니가 구조적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경우다.
또한 매복 사랑니는 턱뼈 안 깊이 잠겨 신경이나 혈관에 인접해 있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만성적인 통증이나 저작 기능 저하, 턱관절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매복된 상태에서 염증이 심해지면 주변 뼈나 림프절까지 확산돼 얼굴이 붓고 발열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랑니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상적으로는 사랑니로 인해 통증이나 염증이 없고, 치열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상태라면 정기적인 관리만으로도 유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사랑니가 정상적으로 수직으로 맹출해 있어도 대부분이 양치질이 원활히 되지 않고, 음식물이 끼고 충치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치과 진료 중에서 사랑니 발치만큼은 숙련된 지식과 경험이 중요하다. 매복된 사랑니는 중요한 신경관 및 혈관이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발치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들로는 흔히 나타나는 통증 및 부종 외에도 치성 감염, 하악골 골절, 하치조신경 손상, 건성 치조와 등 대학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평으로 누운 사랑니나 턱뼈 깊숙이 매복된 사랑니는 발치 과정에서 고난이도 수술이 요구되므로 경험 많은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사랑니가 꼭 뽑아야 하는 치아는 아니지만, 상태에 따라 방치하면 치열 변화, 충치, 염증, 구취, 턱관절 이상 등 구강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반드시 전문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통증이 없다고 안심하거나 보이지 않는다고 문제없다고 여겨선 안 된다. 사랑니는 언제든 잠재적 문제로 변할 수 있으므로, 미리 검진을 통해 예방적 발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아산센트럴치과 김진홍 원장은 23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사랑니는 단순히 있느냐 없느냐보다, 어떤 위치와 방향으로 자라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사랑니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현재 또는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발치를 고려하는 것이 구강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