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철의 투시경] 6월 전쟁과 이산가족

어느덧 신록이 우거지는 6월이다.



초여름을 맞이하는 산하는 온통 푸르름으로 물들어 있는데, 이 좋은 6월에 한반도는 피로 붉게 물든 역사를 안고 있다. 바로 1950년 6월 25일 발생했던 6·25 전쟁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시기에는 1999년 6월 15일과 3년 후인 2002년 6월 29일 발생했던 두 번의 연평해전이 있다. 어떤 사유가 있는지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공교롭게도 6월에 일어났다.



한반도만이 아니라 세계사에 있어서도 현대사는 1942년 6월 4일부터 6월 7일까지 벌어졌던 미드웨이 해전과 1944년 6월 6일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모두 6월에 발생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미드웨이 해전은 제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전선에서 벌어진 가장 중요한 해전이다. 이 전쟁에서의 승리를 계기로 미국은 태평양전선에서의 작전 주도권을 잡게 된다.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아이젠하워 장군의 지휘 아래 작전명 ‘오버로드(Overlord)’로 불렸고, 이 작전의 성공으로 프랑스는 나치 독일 점령에서 해방되었다. 이 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고, 연합군 승리에 기여한 결정적 작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6·25 전쟁은 어떠한가.



이 전쟁은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 1개월 동안 한반도에서 벌어졌다. 이로 인해 민간인 사망자 37만 여명, 국군 전사자 13만 여명, 유엔군 사망자 4만 여명 등 54만 여명의 사망자를 비롯하여 약 320만 명의 피난민을 발생시켰다. 이 전쟁은 인명 피해 뿐만 아니라 물적 피해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발생시켰다. 그리고 약 320만명에 달하는 피난민은 이산가족의 아픔을 간직한 채 오늘도 이땅에 살아가고 있다.



이산가족은 가족들이 본의 아니게 흩어짐으로써 서로 만날 수 없게 되어버린 가족으로 휴전 이후 70년이 넘도록 서로 생사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reunion.unikorea.go.kr)에 의하면 2024년 12월말 현재 이산가족찾기 신청자는 총 134,291명이다. 이 중 97,350명이 사망하여 생존자는 36,94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생존해 있는 신청자 중 70대 이상의 고령층은 전체 생존자의 84.0%인 31,021명이며, 평균 연령은 83.5세라고 한다. 2024년 한 해 동안 사망한 신청자가 2,959명이라고 하는 통계를 감안하면 이산가족 문제는 무엇보다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중요한 문제이다.



전쟁은 그 자체로 있어서는 안 될 행위이다. 특히 전쟁 당사자인 군인의 행위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전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민간인 피해는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는 일이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생사 조차 알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6월!



하지를 향해 가는 뜨거운 햇볕이 푸르른 나뭇잎에 내려와도 이산가족들의 아린 가슴은 여전히 차갑게 얼어붙어 있다. 정치나 경제 혹은 사회 문제를 넘어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문제는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산가족문제---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출처 : 네이버)
이산가족문제---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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